あらすじ
1937년 12월부터 1938년 5월에 걸쳐 조선일보에 연재됐다. 1930년대 식민지 사회의 탐욕과 위선, 암울한 현실을 풍자와 냉소로 엮어낸 채만식 작가의 대표작이다. 정주사의 딸 초봉이는 가세가 기울자 약국인 제중당에서 일을 한다. 용모가 예쁜 초봉이는 장차 의사가 될 승재와 서로 좋아했지만, 부모의 권고로 호색가인 은행원 고태수와 결혼한다. 그러나 꼽추 장형보의 흉계로 남편을 잃고 꼽추에게 몸을 버리며 좌절을 겪는다. 무작정 서울로 가던 초봉이는 박제호를 만나 그의 첩이 되지만, 얼마 후 아비를 모르는 딸을 낳는다. 어느 날 잊고 지내던 장형보가 나타나 그 딸이 자기의 아이라고 우기게 되는데….
예쁘장하다는 이유로 오히려 비극적인 삶을 살게 된 주인공 ‘초봉’의 이야기에는 채만식의 풍자적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타락한 초봉의 아버지 정주사, 부정한 은행원이자 사기꾼인 고태수, 선의를 베푸는 체 하지만 음흉한 속내를 가진 박제호, 생김새부터 사람들이 꺼려하는 장형보와 그밖에 살기 위해 딸을 기생으로 팔아먹는 명님이 부모 등 타락하고 부조리한 사회상이 낯부끄러울 만큼 적나라하게 표현된다. 하지만 그러한 절망 가운데서도 밝게 살아가는 초봉의 동생 ‘계봉’과 불의를 참지 못하고 고쳐나가고자 하는 ‘승재’를 통해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이야기하자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