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도명은 비교적 자연스럽고 담담하게 자신의 빙의 사실을 받아들였다.
문제는 망한 BL소설 속 우성 알파 한태원으로 인해 인생이 파탄 난 우성 오메가 서온주에게 빙의해 버렸다는 것.
호텔 송화 대표의 금지옥엽 외동아들로서 똥으로 벽화를 그릴 때까지 호의호식하며 살아남기 위해선 어떻게든 이 결혼을 막아야만 했다.
“우리, 파혼해요.”
어차피 애정이라고는 없던 결혼이었으니 흔쾌히 받아들일 줄 알았던 파혼 제의에 상대는 의외의 대답을 이어왔다.
“파혼.”
“......”
“하지 않겠습니다.”
이건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전개란 말인가. 하지만 이대로 운명에 굴복할 수는 없다.
도명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결혼을 엎고 말리라 다짐한다.
* 본문발췌
“밥에 원수진 사람처럼 매번 깨작거리면서 먹길래 음식 자체를 싫어하나 싶었더니 그게 아닌 모양이었군요.”
“…….”
“복스럽게 먹는 게 보기 좋았단 소리입니다.”
나름대로 칭찬하는 것 같은데도 이상하게 껄끄럽게 느껴졌던 건 저 표정, 뭔가 가늠하듯 전신을 훑는 저 눈빛 때문이었을 것이다.
“제 취향은.”
탐색하듯 달라붙는 한태원의 시선이 자신의 허리, 정확히는 엉덩이 쪽에서 멈추는 걸 도명은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런 시선이 불쾌해 이맛살을 확 구기는 동시에 한태원이 픽 소리를 내며 웃었다.
“가녀린 쪽보다 조금은 살집이 있는 쪽이라.”
순간 참지 못하고 허 하는 헛숨이 입술 밖으로 크게 터져 나왔다.
저거 지금…… 성희롱 맞지? 맞잖아, 새끼야!
반격을 준비하며 입술을 열려던 도명보다 한 박자 빠른 속도로 한태원이 앉은 자리를 일어섰다. 그리고 더없이 산뜻한 얼굴로 도명과 눈을 마주했다.
“시간이 늦었습니다. 올라가서 쉬세요.”
그 말을 툭 뱉어낸 한태원이 미련 없이 주방을 걸어 나간다.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고릿적 성희롱을 서슴지 않는 저 인간에게 반격하지 못했던 패배감으로 도명이 부들부들 떠는 사이, 한태원은 유유자적한 걸음으로 거실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런 한태원의 등 뒤로 도명은 오른손 중지를 세워 말 없는 반격을 던졌다.
좆 까라 그래,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