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도대체 짝사랑이란 뭘까. 무려 장장 11년 동안 고찰 중인 의문이었다.
일단 짝사랑을 시작한 시기가 너무 어렸고, 상대가 자신을 완전히 애새끼 취급 했다는 점에서 더욱 알 수 없었다.
‘나 이제 아기 아니야.’
‘어쩌라고. 이제부터 형이라고 불러 줘?’
‘나도 다 컸으니까 놀리지 말라는 거야.’
‘형아, 나 아이스크림 사 줘. 집에 갈 때 업어 줘.’
‘놀리지 말라니까!’
만났다 하면 무슨 얘기를 하든 결국 장난질로 이어졌는데,
어째서 이렇게까지 그 남자가 뇌리에 박혀 버릴 수 있는 건가. 채경은 의아했다.
* * *
“…형 혹시 어제 제 좆 만지셨어요?”
“이런 미친…….”
연제가 불쑥 다가와 제 입을 꽉 틀어막고 텅 빈 주위를 살폈다.
거의 반사 작용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채경은 그 반응에 깨달았다.
만약 꿈이었다면 또 한 번 변태 새끼가 될 뻔했는데 다행인지 뭔지 실제였던 모양이다.
“저 책임져요.”
“뭐 이딴 걸로 책임을 져.”
“……이딴 거? 그럼 형은 뭐 정도는 해야 책임져 주는데요.”
“……하, 제발 지랄 좀 하지 마.”
“사람이 어쩌다 그렇게 발랑 까졌어. 좆 만진 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만지나 봐요.”
살다 살다 아홉 살이나 어린 애새끼에게 발랑 까졌다는 소리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꽤 한동안 채경은 연제의 귀에 대고 책임지라며 염불을 외었다. 연제는 애써 고막을 틀어막으며 버텼다.
책임 타령 역시 무시하다 보면 얼마 안 가 사라질 거라 생각했다. 다만 연제의 패착이라면 이제 갓 미성년자 딱지를 뗀 애새끼의 구애가 이렇게나 저돌적으로 변할 줄은 미처 몰랐다는 거였다.
“형이 지금까지 누구 좆을 얼마나 만졌든 씨발, 그건 그렇다 쳐요. 그래도 그중에 내가 제일 어릴 거 아니야. 그러니까 책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