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완벽한 피지컬에 조각칼로 깎아 놓은 것처럼 반듯한 이목구비,
주위 사람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서늘한 눈빛.
빈틈 하나 없이 깔끔한 슈트에 좌우로 치우침 하나 없이 깔끔한 넥타이까지….
불과 사흘 전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 그 남자였다.
“여기서 다 보네요. 먹고 튀니까 기분 좋았어요?”
“네?”
뭐라고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그저 붕어처럼 입만 벙긋거리고 있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가만히 있는 사람 유혹해서 잡아먹고 도망치더니 그새 남자 하나 물었습니까? 그런데 저 남자는 좀 질이 떨어지는데.”
“말조심하세요, 곧 결혼할 사람이에요.”
“결혼? 저 양아치랑?”
“그쪽이 상관할 일 아니잖아요.”
“하, 상관할 일이 아니다? 저 남자에게 다 말할까요?”
인형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랬다가는 결혼이 파투 날 것이다.
그럼 10억을 갚을 수가 없다. 빛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고 그녀는 술집에 팔릴 테고.
그런데 이 남자의 눈빛을 보자니 호락호락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나한테 원하는 게 뭐예요?”
“책임을 져야죠. 날 유혹한 책임. 그 돈 내가 갚아줄 테니까 결혼합시다. 날 이용해요.”
“제가 태도견 씨를 이용한다고요?”
“10억 필요하잖아요. 마음껏 이용하란 말입니다.”
간절한 쪽은 그녀였다. 태도견이 아무리 개차반이라고 해도 한동철보다는 나았다.
그녀를 한동철에게서 구해 줄 흑기사와도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태도견이 내민 동아줄을 잡는 수밖에는.
“할게요, 결혼.”
같은 짐승이지만 조금 더 괜찮은 짐승을 택하는 수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