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키워드 : 서양풍, 판타지물, 쌍방구원, 쌍방짝사랑, 신분차이, 다정남, 불치병남, 외유내강녀, 능력녀, 달달물, 성장물, 힐링물, 로맨스중심
제국에 볼모로 끌려온 이방인 소녀 마르실라.
그녀는 불치병에 걸린 태자, 유드고의 시중을 들게 된다.
처음엔 동정. 그다음은 애틋함.
유드고의 다정함에 마르실라의 마음은
서서히 사랑으로 번져 물들어 갔다.
한편, 유드고 역시 그녀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끼지만,
나을 수 없는 병에 대한 깊은 절망에 그녀를 외면하는데…….
“어째서 또 저를 피하시는지요.”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제 마음이 동정이라 여기셨습니까?”
“……너는.”
그녀의 고백도, 삶에 대한 욕심도 그는 포기해야만 했다.
“……동정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그는 비겁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잠깐 맛보기
“내가 정신을 잃은 지 3일이 지났다고 들었다.”
“예.”
“그 3일 내내 나와 함께 이 방에 있었다는 것은 아니겠지.”
물론 아니었다. 아무리 그녀라도 그의 방에서 밤을 지새울 수는 없었다.
여성인 그녀가 태자의 방에서 하룻밤을 지낸다는 것이 몇몇 사람들에게는 보통의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늦은 밤까지 그의 곁에 있다가 졸린 걸음으로 제 방에 가서 잠을 잤다.
문제될 것은 없었다. 그러니 사실대로 말하면 되었다. 하지만 마르실라는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반항심이 솟았다.
“그렇다면요?”
유드고의 눈에 경악의 빛이 스쳤다. 몸도 성치 않은 그가 억지로 상체를 들어 올리려 침상 위에 손을 짚었다. 그의 주치의가 뛰어와서 그를 말렸다.
“아가씨는 여기서 밤을 지새우지 않으셨습니다.”
주치의가 사실을 말하자, 유드고가 눈에 띄게 안도하며 몸을 기대 누웠다. 마르실라의 입매가 딱딱하게 굳었다.
주춤주춤 몇 발 짝 뒤로 물러서다가 허리께에 딱딱한 책상 모서리가 부딪혔다. 마르실라는 손을 들어 책상 모서리를 붙잡고 섰다.
충격을 받았나?
어떤 부분에서?
명확하게 짚어 낼 수 없었다. 마르실라는 복잡한 기분을 느꼈다. 스스로가 왜 이렇게까지 마음 상해하는지, 동요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얼마간의 무거운 침묵이 그 넓은 공간을 가득 메웠다. 한참 만에 유드고의 메마른 목소리가 그 침묵 사이를 비집고 가운데를 차지해 섰다.
“……고맙다.”
그가 말했다. 마르실라는 눈을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처음으로, 마르실라는 유드고가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이해했다.
그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태양 같던 두 눈이 음울하게 빛났다.
그녀는 한동안 갈피를 못 잡던 질문의 답을 찾았다. 왜 자신이 이런 기분을 느끼는지 깨달았다.
그는 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사람을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