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당신. 그런 식으로 하면, 나랑 함께 못 있어.”
“…….”
해진의 입가에 스산한 미소가 날카롭게 변모했다.
효민의 마음을 사고 싶은 이 순간조차, 해진은 제 속에 들끓는 본능을 참기 힘들었다.
열 걸음 뒤로 물러나 두 사람을 지켜보던 해무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빈정거리는 낯짝으로 웃는다.
해진의 턱에 힘이 들어가 빠드득, 이 갈리는 소리가 선명하게 울렸다.
효민이 한숨과 함께 타이르듯 손을 잡아 주지 않았더라면.
“날 위해 참아.”
이런 순간조차 자신에게 선뜻 다시 닿아 오는 효민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여전히 효민은 죽이고 싶을 정도로 예쁘다.
하지만 효민을 다치게 한다는 것은 이미 해진의 선택지에는 없었다.
“효민아, 그럼 나도 받아 줄 거야?”
“……돌아가자. 나, 추워.”
에스퍼는 가이드에게 집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역방향의 흐름은 아직 연구된 바가 없었다.
그러나 에스퍼와 깊이 상호 교감하는 가이드 역시, 얽매일 수밖에 없었다.
가이딩에 에너지량과 밸런스가 모두 중요한 것처럼,
그것은 당연한 사실이었으며 일종의 법칙과도 같이 느껴졌다.
누구도 가르쳐준 적 없었던 그 사실을, 해진은 그 어느때보다 깊이 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