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철학은 시대의 산물입니다”
노자나 공자는 철기가 산업에 투입되면서 야기되는 과격한 계급 변동의 시대를 살면서 그런 변화에서 한발 물러나 자신들이 살던 시대를 자세히 관찰한 사람들이었다. 최진석에 따르면 『도덕경』에 등장하는 구절들은 그 구절이 탄생한 당시의 맥락 안에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 철학이 탄생한 구체적인 토양과 나중에 이론 체계로 승화되는 과정을 유기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보편적으로 승화되어 체계화된 창백한 철학을 가져와서 그것을 자신의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하려고만 한다는 것을 경계하면서 최진석은 지금 내가 있는 구체적인 토양에서 어떻게 보편적인 철학을 형성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미 있는 보편적인 이론 체계로서의 철학은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내 삶 속에서 철학적 높이의 시선을 생산하는 연료 역할을 해야 한다. 『도덕경』을 읽은 사람들은 『도덕경』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설명하려는 대신, 노자의 사상을 빌려 지혜의 근육을 단련하고 사유를 확장한다는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도덕경』을 추종하는 일보다 자신을 『도덕경』보다 더 크고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
철학이 됐든 문학이 됐든 그것이 보여주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철학자나 작가가 그들이 살던 구체적인 시대 안에서 다음과 같은 물음에 고유하게 답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시대에 누구였는가?”, “당신은 무엇을 봤는가? 거기서 무슨 문제를 발견하고 무슨 불편함을 느꼈는가?”, “그 불편함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당신은 무엇을 했는가?”, “도대체 당신은 누구인가?”, 이런 질문들에 수준 높게 반응하는 것이 철학이고 문학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_「우리 시대의 철학과 문학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에서 (p.181~182)
“다른 사람의 꿈이 아닌 자신의 꿈을 꾸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노자의 시’가 필요한 이유
인간이 지닌 가장 높은 수준의 덕목은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무모하게 내달리는 데 있다고 최진석은 말한다. 꿈과 이상은 같지 않다. 여기서 이상은 이념 같은 것, 즉 도덕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 등을 말한다. 자본주의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규정한다면 결국 자본주의를 한 발짝도 넘어서지 못하는 삶이 된다. 그러나 삶은 자본주의나 사회주의보다 훨씬 복잡하고 넓다. 넓고 복잡한 삶을 제한하고 규정하는 이런 것들을 버려야 꿈을 꾸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저기 멀리 걸려 있는 집단적인 이상을 추구하지 말고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라고, 정해진 이념을 수행하는 자가 되지 말고 자신의 꿈을 꾸는 자가 되라고 노자는 『도덕경』를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있어 변화의 가속도가 날로 더해가는 현대의 초연결사회에서 외부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자신의 꿈을 꾸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노자의 『도덕경』을 보다 주체적이고 자유롭게 홀로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안빈낙도는 엄청나게 적극적인 말이에요. 너의 가난에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하게 도의 높이에 서라, 이런 뜻이에요.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자신이 ‘도’의 높이에 있는 한 절대 주눅 들 수 없죠.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삶을 즐길 수 있는 매우 고급스러운 신념입니다. 이상을 추구하면 너는 집단이 정한 것을 수행하는 사람에 불과할 것이다, 너를 추구해야 진정으로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인격이 될 수 있고, 거기서 큰 성취가 나온다는 뜻이 거피취차에 담겨 있어요. 타인의 눈으로 너를 보지 말고 너의 눈으로 너를 보라는 것이죠._「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라는 의미가 무엇입니까?」에서 (p.138~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