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S급 정신계 에스퍼인 배이헌은 어느 날, 재앙이 도래할 거라는 예지를 했다. 그리고 마침 능력자협회에 홀연히 나타난 로건 카터. 이헌은 그를 의심하고 가까이 두겠다고 결정하는데…. 이 남자, 너무 무해하다.
그리고 평생 알파로 살았던 로건 카터는 에스퍼, 가이드라는 것이 존재하는 다른 세계로 떨어졌다. 페로몬 에스퍼로 오해받고 잘 적응해 가던 로건의 앞에 S급 에스퍼, 배이헌이 나타나는데…. 이 사람, 너무 로건의 취향이다.
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를 의식하던 중, 돌발 게이트가 터졌다. 그곳에서 이헌은 로건에게서 흘러나오는 향과 함께, 가이딩을 느꼈다.
“네가, 뭘 숨기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
“이런 건 줄 몰랐네.”
너 내 가이드구나.
이헌이 날카로운 송곳니를 뾰족 드러내며 사납게, 하지만 환희에 가득 찬 얼굴로 웃었다. 가이드는 자신의 인생에 필요가 없을 거라고 단언했던 과거의 자신을 조각내고도 남을 만큼 모든 신경이 로건에게 쏠렸다.
로건에게서는 청량한 향이 났다. 그걸 능력이라고 생각해서 에스퍼라고 단언했던 놈들이, 자기가 바보 같았다. 바다의 끈적한 습기를 닮은 가이딩이 새어 나와 이헌의 고통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이렇게 선명하게 가이드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전 페로몬이 있고, 그러니까.”
“…….”
“너무 다르지 않아요? 이상해요.”
로건은 간접적으로 자기가 에스퍼도 가이드도 아니라는 걸 알렸다. 아직은 그가 다른 세계에서 떨어졌다고 말할 자신이 없었다.
“네 가이딩은 특별해.”
이헌이 고개를 들어 로건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말했다. 로건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가 놓았다. 그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 간절한 눈빛에 로건의 입이 스르르 열렸다.
“네. 저는 보스의 가이드예요.”
집으로 돌아가고 싶으면서도 이헌에게 속절없이 끌리는 로건.
한편, 평화롭던 그들의 뒤에 드리우는 그림자가 있었다. 테러 단체 이카로스, 그들은 비밀을 숨기고 그들에게 악의 손길을 뻗고 있는데…!
과연 두 사람은 무사히 사랑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로건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이헌과 함께일 수 있을까?
***
“내가 널 사랑한 건 필연이야.”
로건은 그가 살아왔던 세계와 비슷한 이 세계에서,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이헌의 앞에 다다랐다. 한눈에 봐도 빛이 나고 예쁜 사람이었다.
이 세계에서 그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는가.
“내 손을 잡고 평생을 함께 거닐어 줄래?”
로건이 이헌의 손에 반지를 끼웠다.
이헌은 깨달았다. 나는 이 사람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어. 여전히 이헌을 괴롭히는 것들은 모두 그대로였다. 그것들은 끈질기게 남아 이헌을 죽여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로건이 옆에 있으니 숨이 쉬어졌다. 언제나 듣고 싶은 말을 해 주는 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가.
로건의 사랑이 필연이었다면, 이헌의 사랑은 숭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