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대체 왜 이러냐고? 글쎄… 나도 그 이유를 찾는 중이야. 이게 동정인지, 뭣 같은 욕군지 모르겠거든. 한번 먹어 보면 알겠지. 너 이제 고등학생도 아니잖아.”
빚에 시달리는 아빠를 돕기 위해 단아는 일찌감치 대학을 포기하고 돈을 벌었다.
하지만 빚은 도무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사채업자들은 아빠의 장기를 떼 가려 한다.
몸부림 끝에 진흙탕에 내팽개쳐진 단아는 삶의 이유조차 잃은 채 그렇게 조금씩 식어 가고 있었다.
그때 그 남자가 나타났다.
도창건. 구세주인 줄 알았던 굶주린 짐승 새끼.
‘도와줘…? 내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어.’
‘…도와…주세요.’
‘어떻게 갚을 건데.’
‘뭐든… 다 할게요….’
비릿하게 끌어 당겨진 입꼬리가 천천히 내려와 아가리를 벌렸다.
선홍빛 혓바닥이 아랫입술을 사악 훑는 게 마치 입맛을 다시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바닥에 떨어진 건 함부로 줍지 말았어야지, 주인이 어떤 놈일 줄 알고 건드려, 건드리길.”
기어코 침대 위를 점령한 짐승이 매트리스 위에 무릎을 세우곤 바지 벨트를 잡아챘다.
머리 위로 검은 그림자가 그녀를 집어삼킬 듯 다가왔다.
단아는 직감했다. 이젠 영락없이 제 차례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