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지금 취했어요?”
“조금? 머리 아프네.”
“많이 마시더라니.”
“기분이 좀 좋더라.”
혜주는 눈을 감은 채 씩 웃었다. 이상하다. 눈을 감고 있는데도 앞에 있는 서한의 시선이 어디에 닿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내 말은 똑똑히 들려요?”
“…그럼 지금까지 내가 혼잣말하는 것 같던?”
조용히 묻는 서한의 말에 혜주는 퉁명스레 대꾸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저를 집어삼킬 것처럼 바라보고 있는 서한의 새카만 눈동자와 마주쳤다. 목덜미를 타고 소름이 돋았다.
“자고 싶어.”
서한의 잇새로 흘러나온 숨에는 향긋한 코냑이 배어들어 있었다.
“당신이랑 자고 싶다고.”
이런 눈으로 하는 말이 그저 제 옆에서 아이처럼 얌전히 자고 싶다는 뜻일 리 없다. 아랫배가 순식간에 뜨거워진다. 윤서한의 목소리와 저를 샅샅이 훑어보는 듯한 그 눈에 이미 온몸이 더듬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만 머리가 덜 아팠더라면.
조금만 덜 술에 취했더라면.
손목에 매달리는 그 생각들을 털어 내며 혜주는 서한의 뺨을 손등으로 천천히 쓸었다. 남성적인 턱이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혜주는 짧게 숨을 내쉬며 말을 뱉었다.
“…머리 좀 안 아프게 해 줄 수 있어?”
그 순간 그녀가 들고 있던 술이 입고 있던 치마 위로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