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 남자를 만났던 건, 꿈 같았던 여행의 끄트머리였다.
“약 필요해요?”
“예?”
남자는 얼굴이 허옇게 질린 의주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여행지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한 데다
울퉁불퉁한 돌바닥을 플랫슈즈로 의지했으니 피로도가 상당했을 터였다.
“컨디션 안 좋으면 도와줄게요.”
“약이요?”
남자의 다정한 어투에 의주의 눈이 뾰족해졌다.
약이라고? 처음 본 사람에게?
한국에서 이런 호의도 당혹스러울 마당에 외국에서?
여행 오기 전 친구의 신신당부를 잊지 않았다.
해외에서 만나는 사람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고.
특히나 한국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최악엔 마약팔이에게 휘말려서 인생 X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입이 거친 친구의 조언이 뇌리를 스쳤다.
“괜찮아요. 여권은…. 정말 감사합니다.”
의주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는 그를 지나쳐 빠르게 도망쳤다.
경보에 가까운 걸음을 하면서 뒤를 흘끗 돌아본 희주의 얼굴이 더욱 희게 질렸다.
미동 없이 저를 바라보는 남자의 모습이 어쩐지 괴이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