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백만 송이의 장미가 색색깔로 피어 있는 장미원의 분수대 뒤편에는 자그마한 벽이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벽에는 구멍이 있었다.
엘레나처럼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며 뼈대가 가느다란 여인이라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지만, 골반은 살짝 걸리는 구멍 말이다.
공작부인 엘레나는 그 벽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은밀한 상상을 했다. 이 벽 사이에 끼워진 채로 엉덩이를 드러내고 뒤에서부터 박힌다면 어떨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감각이 극대화되지 않을까.
***
장미원 대문을 지키고 있는 기사들에게 고갯짓을 하자 그들이 옆으로 비켜섰다. 미리 남편이 준비해 준 붉은색 보석 반지를 앞으로 내밀자 돋을새김 된 흰색 문이 양쪽으로 천천히 벌어졌다.
문 안으로 걸어가는 엘레나의 구두 소리가 또각또각 울려 퍼졌다.
노란 장미밭과 붉은 장미밭을 지나자 비로소 파란 장미가 수백 송이 핀 아름다운 꽃밭이 보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아치처럼 솟아있는 하얀 벽돌벽이 보였다.
엘레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 벽으로 향했다. 벽 가운데에는 딱 좋은 구멍이 나 있었다. 이전부터 그녀가 탐냈던 바로 그 구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