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쉰세 번째 책 출간!
▲ 이 책에 대하여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쉰세 번째 소설선, 안보윤의 『세상 모든 곳의 전수미』가 출간되었다. 2024년 1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신작은 존재감 없이 살았던 주인공 수영이 무작위적 폭력성을 가진 언니 수미와 이타적인 행위를 가장한 폭력성을 지닌 노견돌봄센터 원장의 모습을 통해 선택 불가했던 자신의 이기적인 삶을 되돌아보고 내면의 변화를 갖는 내용의 소설이다.
등단 20년, <이효석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 작가 안보윤 신작
『악어떼가 나왔다』로 2005년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안보윤이 올해로 등단 20년차가 되었다. “우리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작가의 의도를 날카롭게 대변하고 있다”(서영은), “이제 처음 소설을 시작하는 신예가 최근 트렌드처럼 번지고 있는 코믹잔혹극의 형식을 빌려 이처럼 높은 수준에서 현실의 부조리를 직시하고 묘파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자질로 보인다”는 극찬 속에 소설가의 길로 접어든 안보윤은 그간 세 편의 소설집과 일곱 편의 장편소설을 상자하며 믿고 읽는 소설가의 반열에 올랐다. 등단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만의 “당돌하면서도 뛰어난 문학적 개성”(류보선)을 강하게 보이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안보윤의 반가운 신작은 수영과 수미 두 자매의 이야기다.
“지금 거울을 보면 그 안에 있는 건 나일까 전수미일까”
가혹한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당당히 맞서 싸우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부조리한 삶을 냉철하게 응시하며 위무하는 작가 안보윤의 이번 소설은 전수영과 전수미, 두 자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수영에게는 통제 불능 언니 수미가 있다. 어릴 적부터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는 수미로 인해 가족들은 지치고, 그런 수미에게만 관심을 기울이는 부모 탓에 수영은 늘 ‘뒷면’의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수미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은 수영은 갑작스런 수미의 전화에 의문을 갖지만, 수미는 알리바이가 필요하다며 일방적으로 통화를 이어간다. 그리고 수일 후, 수미가 일하던 요양원의 노인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과, 자신과의 통화가 수미의 무혐의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수미 변호사의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수영은 수미와의 통화 사실을 진술하는 데 주저한다. 수영과 수미, 둘만이 알고 있는 어느 날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수영은 집 앞에 새로 들어선 노견돌봄센터에서 일하게 되었다. 헌신적으로 센터를 운영하는 원장을 보며 수영 역시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노견을 돌본다. 그러나 센터에서 벌어지는 ‘비밀’들을 알고 난 이후, 자신의 돌봄 역시 ‘그 일’들에 연루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센터의 ‘비밀’을 폭로하는 순간 자신의 일자리마저 잃을 수 있다는 사실에 수영은 잠시 갈등하지만, “전수미가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살아왔”던 자신의 삶들을 떠올리며 ‘비밀’ 앞에 맞서기로 마음먹는다.
“흥미롭게도 이 두 이야기가 돌봄이라는 주제와도 연결된다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안보윤은 폭력과 돌봄이라는 주제를 연결하며, 돌봄이 이루어지는 현장이 바로 폭력의 뒤얽힌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라는 사실을 그린다. (……) 돌봄의 권력에 대한 인정이 이루어질 때, 우리가 누군가에게 해를 끼쳤던 그 모든 일들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다르게 행동할 수도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을 어쩔 수 있었던 일로 만드는 일, 안보윤의 소설은 돌봄의 윤리적 딜레마를 해소하는 길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해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김보경)
수영과 수미는 엄청난 ‘비밀’을 공유하고 있었고, 그것은 서로를 강제하거나 상처 입히는 수단으로 작용했다. 수영은 그로인해 본인이 수미에게 일방적으로 피해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조리함을 고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가족과의 관계, 사회적 관계 속에서 묘하게 ‘연루’되며, 결국은 ‘공모’하게 되는 ‘악’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