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목이 탔다. 타는 목만큼이나 혜현을 요구하는 갈급한 녀석이 벌떡거리며 속곳에 부딪혔다. 낮은 신음을 흘리며 혜현의 귓불을 입에 넣었다. 동시에 참을 수 없는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손길로 혜현의 저고리 고름을 풀어 벗겼다. 곧이어 적삼도 잠자리 날개만큼이나 얇은 속저고리까지 모두 벗겨 내었다. 뽀얗고 둥근 혜현의 어깨가 화촉의 불빛에 둥실 떠올랐다. 매끄러워 보이는 그 모습에 더욱 불길이 치솟았다. 자신도 모르게 날카로운 이를 혜현의 둥근 어깨에 박았다. 여섯 살 혜현. 열두 살 효건. 그 순간부터 혼인을 약속하고 지아비로 여긴 지 16년이 흘렀다. 하지만 기다리던 혼례를 앞두고 효건의 마음에 다른 여자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혜현! 결국 그녀는 눈물과 함께 효건에게 향한 마음을 접지만, 그 순간부터 효건의 마음이 혜현에게 향하게 되는데……. “용서해요. 내가 그대를 함부로 여기고 그대의 가슴에 상처를 내었습니다. 어리석은 나 때문에 그대가 자결까지 하려 하지 않았습니까? 제 잘못을 알면서도 꼴에 사내라고 고개 숙여 변변한 용서도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대가 나를 믿지 못해 하는 것도 과한 것은 아니지요. 사내라는 것들이 그렇습니다. 그저 한순간 욕정을 품을 수도, 그 욕정을 연정이라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혜현, 이 자리에서 맹세컨대 채연에게 품은 것은 그 욕정이었습니다. 연정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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