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부인께서 초야를 치를 때 매우 힘들어하였습니다. 의무였지만, 내 욕심만 채운 것 같아 지금까지도 미안한 마음입니다.”
토비아스가 부드럽게 말했다. 엘레나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뭐라고 대꾸를 해야 하는 걸까? 엘레나는 입술만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전 괜찮습니다.”
토비아스의 붉은 눈동자가 한층 더 짙어 보였다. 그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 때문에 왕국의 후작령으로 피하신 것 같아서 마음이 내내 무거웠습니다. 부인께 그런 대답을 들으니 지난 2년 동안 나를 괴롭혔던 죄책감에서 해방된 것 같습니다.”
“…….”
“그래서 부인께서 원하실 때까지 합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언제든 준비가 되면 편하게 말씀하여도 됩니다.”
엘레나가 나간 후, 토비아스는 거칠게 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의 입에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린 초야를 치른 적이 없는데?”
토비아스는 가짜 부인에 대한 적개심으로 그녀의 감정을 조금씩 갉아먹으며 괴롭히고 있었다.
엘레나가 서서히 제 마음을 물들이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녀를 한없이 벼랑 끝으로 몰아세웠다.
결국엔 혼자 괴로워하던 엘레나가 스스로 포기하고 물러선 때가 되어서야 그는 뒤늦게 후회하고 집착하기 시작한다.
“네가 누구라도 상관없어. 제발 나를 떠나지 말아 줘.”
표지: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