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고개가 참 가벼워.”
날 향한 정중한 인사가,
팍 숙인 그녀가 안쓰러워 보인 건 왜였는지.
“재미도 없는 인사를 뭘 두 번씩이나?”
갑과 을이 명확했던 계약 결혼.
나쁘게 대할 이유가 없어 조금 잘해 주었더니,
가진 게 없던 아내가 유일한 마음을 바쳐 온다.
“이혼하면 끝이라고 했는데, 별아. 끝에 뭐가 남아.”
“희성 씨가 버리고 간 모든 게 남아요.”
서류를 정리해도 남겠다고 하던
아내가 거짓말처럼 떠났다.
백 번을 버리면 백한 번을 매달리던 전 아내가.
***
연인에게 신발을 선물하면,
도망간다고 재잘대는 너에게
새 신을 신겨 주며 나는,
“안 쫓아가니까 쉬면서 가.”
가지 말라고,
네가 내 코트 자락을
부여잡던 밤이면 나는,
“갈게. 잘 자.”
그때의 널 생각해,
오늘의 널 상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