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무식하게 날아드는 주먹 뒤로 괴로운 듯 눈살을 찌푸린 멍청한 여자가 보였다.
저 여자는 날 모른 체 할 수 없었다. 불쌍한 것들에게 손을 내미는 걸 즐기는 부류였으니 분명 나 대신 돈을 치러주겠지.
“죄송해요, 엄마. 두 번 다신 안 그럴게요. 모른척하지 마세요.”
“이 새끼가 훔쳐 간 빵값이나 내놓으슈.”
여자는 빵값을 훨씬 웃도는 돈을 내밀었다.
그러니 이젠 같잖은 위선을 떨 듯 몇 푼 쥐여주며 두 번 다신 남의 것을 훔치지 말라 떠들어대겠지.
“···집에 가자.”
이반은 제 눈앞에 들이 밀어진 하얀 손을 오래도록 들여다보았다.
***
집까지 따라온 여자는 말없이 집을 치웠다. 밥을 만들어 줬고 머리를 말려주고 밤이 되면 몸을 두드리며 이상한 이야기를 주절거리며 늘여놓았다.
미친년. 지켜본 결과 옆 동네 초록 지붕에 사는 여자와 비슷하게 미친 듯했다.
“근데 엄마, 언제까지 있을 거예요?”
“이반이 엄마라고 불러주는 한 계속 있을 거야.”
어둠 속에서 제 몸을 두들기는 손길이 느려지다 완전히 멈출 때까지. 조용히 숨을 죽인 이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정신 나간 여자가 떠난다면 모두 전으로 돌아오겠지.
끼니마다 나오는 따듯한 음식도 여자가 들려주는 호랑이가 담배피는 멍청한 이야기들도 모두 없어지겠지.
이반은 마루 밑에서 제 엄마가 술에 취하면 한몫 단단히 챙길 거라 주절거리며 낄낄대던 붉은 브로치를 꺼냈다.
“엄마, 엄마. 일어나봐. 나 아빠한테 갈래, 아빠한테 가자. 응?”
제 엄마가 저보다도 아끼던 붉은 보석을 여자의 손에 쥐여주었다.
누구도 제게서 이 여자를 떼어낼 수 없도록 이 집을, 마을을 떠나야지.
단둘이 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었다.
***
제가 주운 여자였는데. 처음으로 가진 제 것이었는데.
“부인, 바다를 건너온 귀한 옷감으로 만들어낸 드레스라 하길래 생각이 나서 사왔습니다.”
저와는 연관도 없는 여자를 부인이라 부르며 쫓아다니는 멍청한 아빠도.
“아가, 요새 잘 못먹는 거지? 얼굴이 말랐구나.”
“폐하께 부탁해 몸에 좋은 약재를 보내 줄테니 그걸 먹거라.”
새아가라면 정신을 못차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짜증나 죽겠는데.
“세실레아, 대체 네가 왜 여기 있는 거니?”
엄마의 진짜 가족이라는 이들까지 제것을 뺏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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