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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의 골목 청소부로 살고 있는 나는,
내가 관리하는 골목에서
흑발에, 금빛 눈동자를 한 남자아이를 줍줍했다.
왜 주웠냐고?
1. 아이가 귀한 집 자식 같아서.
2. 5일 동안 아이가 어디 안 가고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는 게 불쌍해서.
3. 더러운 것만 보면 참지 못하는 청소부의 본능 때문에
정답은 3번.
자기 이름도, 나이도, 살던 곳도 모두 기억나지 않는다는 아이가
무려 5일 동안 옷은 점점 더러워지고, 머리는 점점 까치집이 되어가고, 땟국물이 좔좔 흐르기 시작하는 더러운 몰골때문이었다.
그게 항상 깨끗하게 관리해야만 하는 청소부의 신경에 너무너무너무 거슬렸다.
그래서 주웠다.
어쩌다 보니 기억상실증에 걸린 아이에게
녹턴이란 이름도 붙여주고,
오갈 데 없는 애 도와줬더니.
덩치도 작은 애가 툭하면 남에게 시비 거네?
잘생긴 얼굴이 더러워지거나 망가지는 걸 못 참는 청소부의 결벽증 본능 때문에,
대신 싸워줬을 뿐이다.
그런데 얘 좀 이상해.
밤마다 어딘가로 사라져.
다음 날이 되면, 정말 우연하게도 나를 때렸던 애가 반신불수가 되어 있다.
그뿐인가?
내가 눈을 빛내며 좋아하는 것들이, 하루가 지나면 전부 망가져 있다.
녹턴과 함께 지낸 지 3년이 지난 어느 날,
녹턴이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사라진 녹턴이 제국의 잃어버린 황태자임을 알게 되었다.
납치범이라고 오해받아 죽기 싫어서,
로빈의 도움으로 이웃나라로 도망쳤다.
***
이웃 나라의 청소부가 되어 일하고 있는 나를,
황제가 된 녹턴이 찾아왔다.
“레드, 내가 책임진다고 했잖아.”
“히익! 나는 당신이 누군지 몰라요.”
“레드, 내가 너를 찾으려고 얼마나 뒤진 줄 알아? 나 몰래 또 도망치려고?”
“나는 레드가 아니에요.”
“하, 거짓말.”
녹턴이 내게로 다가와 내 앞에 종이 조각을 흩날렸다.
정신없이 빗자루로 마구 쓸었는데,
“레드, 역시 그대로구나!”
녹턴이 나를 끌어안더니,
“네게서만 나는 이 향도 그대로네.”
“저는, 전 그저 일개 청소부….”
“레드, 내 청소부가 되어줘.”
“네?”
“너를 위해 내가 잔뜩 더럽혀 놨어. 오면 만족할 거야. 네가 할 일이 아주 많아.”
내가 할 일이 많다고? 침을 꿀꺽 삼켰다.
청소부의 본능이 발동했다.
“많이……더러워?”
“응, 그것도 아주 많이 더러워. 난 더러운 남자니까 네가 충분히 만족할 거야.”
"그리고 레드, 네 기대에 부응해서 많이 더러워질게. 걱정하지 마."
"응?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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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