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널 ‘원칙대로’ 대하게 하지마. 그래도 아직 네 이름은 리버튼 나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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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어.”]
역시나, 그는 흔하고 뻔한 안부 인사 한마디 조차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의 시간낭비는 귀찮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왜 그랬냐니.‘
나에게 진짜로 죽인게 맞냐고 물어보지도 않는 그를 보며, 그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게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아니 그가 남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도 나를 한 번쯤은 믿어주길 바랬는데.
그의 눈에도 내가 그런 악독하고 못된 여자로 보였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비참하게 했다.
5년동안의 시간의 결과가 고작 이런 것이었다.
그래서였다.
이제 더 이상 우리가 함께 하는 미래는 그려지지 않았고, 어차피 지금 나의 모습이 그가 보게될 모습 중 가장 멀쩡한 모습일게 분명했기에.
먼시가 건네준 약을 이미 너덜너덜해진 손 끝에 찔러넣었다.
“...마지막으로 보는 모습은 이렇게 차갑지만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가족이었으니까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하고 싶었어요.”
점점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 사이로 보이는 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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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는 사이에요?”
그녀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지 닷새도 지나지 않아 눈을 뜨고 처음 내뱉은 말이다.
의사가 말했다.
'기억상실증.'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여자는 열다섯 살의 리버튼 나일.
천진난만하고 생동감 있는 눈동자를 가진 찬란하게 빛나는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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