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하나 뿐인 삼촌에게 당한 담보 사기 때문이었다.
위트혼에서 가장 치맛자락이 가벼운 여자, 엘리자베스 로즈가,
성직자보다 욕구가 없는 왕자, 에드먼드 에저튼과 결혼하게 된 건.
무성욕자라는 점만 빼면, 명망 높은 왕자의 짝으로는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사교계의 호사가들은 왕실의 며느리가 될 엘리자베스를 이렇게 표현했으니.
‘신이 그녀에게 너무나 뜨거운 아름다움을 내려서, 차가운 이성은 녹아내리고 말았다.’
환상적인 외모를 지니고서도 온갖 망나니짓을 일삼는 그녀에게 걸맞은 말이었다.
그러나 애초에 에드먼드에게는 엘리자베스의 아름다움이 중요하지도 않다. 그에게 엘리자베스는 그저 차가운 이성이 녹아버린 사람에 불과했다.
“전하께서는 그게 아예 안되시는 건가요?”
“시도해 볼 의향조차 없습니다.”
“그렇군요.”
“그렇습니다.”
엘리자베스라고 해서 남편이 될 왕자에게 대단한 매력을 느끼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에게 중요한 건 오직 하나, 대비와의 결혼 계약.
왕자의 무성욕을 ‘치료’해 주고 나면, 삼촌에게 사기당해 은행에 저당 잡혀있는 가문의 토지를 돌려주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왕자의 욕구에 불을 질러서 합례를 치러야 한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자유를 찾아 어떻게 해서든 이 결혼에서 탈출할 계획.
솔직히, 엘리자베스는 ‘합례’에는 제법 자신 있었다.
“그거 아세요?”
“뭘 말입니까?”
“사람들은 제가 신도 홀릴 수 있을 거라고 한답니다.”
엘리자베스는 스스로가 완벽에 가까운 외모를 가지고 있다는 걸 필요 이상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녀를 거부할 수 있는 사내는 없다.
“기대하세요.”
“…….”
“분명히 제 밑에 깔리게 되실 테니까요, ‘여보’.”
결혼식장에서 남편에게 저런 선전포고를 할 때까지만 해도,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다.
온 궁 안에 낯 뜨거운 소문이 날 만큼 내주는 합례를 치르고, 토지도 돌려받고, 다시 자유의 몸이 되어 꽃길만 걸을 수 있다고.
그러나 문제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저는 이혼할 생각 없습니다.”
결혼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남편이 그녀의 탈출 계획을 알아버렸다.
한 번 자고 나면 곧장 정략혼에서 발 빼려고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뜻.
이제 이 남자를 어떻게 자빠트려서 이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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