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황제 폐하의 친딸이 아니다!”
햇살 같은 공주님의 자리를 뻔뻔하게 차지했던 엑스트라 악역.
그게 하루아침에 황녀라는 신분을 잃어버린 에이렌에게 주어진 역할이었다.
“저 애를 폐궁에 가둬라.”
싸늘한 명에 떠밀려 쓸쓸히 쫓겨난 그녀는, 잘 짜여진 각본처럼 엑스트라에게 어울릴 초라한 최후를 맞았다.
그대로 끝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분명 죽었는데, 다시 살아난 걸 보니.
“너는 내 딸이다. 누가 뭐라 해도.”
“나한테 한 번만 기회를 다오. 한 번만.”
“아가, 내가 잘못했다. 전부 다.”
그리고, 늘 냉정했으면서 갑자기 낯간지러운 소리를 하는 황제를 보니.
뿐만 아니었다.
그녀의 인생으로 예상도 못한 이들이 끼어들었다.
“누구니? 우리 딸 울린 놈.”
“나는 너한테 별을 보여줄 수 있어. 진짜로, 하늘로 날아가서.”
갑자기 바뀐 아버지.
갑자기 나타난 인연들.
정말로 새로운 인생의 막이 오른 걸까?
그저 조무래기 악녀에 불과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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