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보좌관이 되었다.
로판 폭군이라면 피도 좀 묻혀주고, 살인귀 같은 별명도 있고, 카리스마 있게 귀족도 협박하지 않냐고?
글쎄. 우리 황제는 좀 특이하다.
“경은 폐하 얼굴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기억 못 하거든요. 아니, 본 적도 없죠!”
혹시 일을 안 해서 나라를 마비시키는 폭군 봤는가?
바로 여기 있다. 짜잔.
“무슨 폐하가 유령도 아니고 이게 뭐야!”
업무도 책임도 내다 버린 파업러를 황제로 모신지 n년 째.
불쌍한 보좌관들은 365일 24시간 업무가 터져나가는 중이다.
이곳에서 내가 믿을 사람은 유니콘 같은 상사 ‘존 스미스’ 씨뿐.
그는 황제의 업무를 전부 대행하는 수석 보좌관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스미스 씨가 내게 이상한 걸 물어본다.
“포이 양은 만약 황후가 된다면 어떨 것 같나?”
“나는 포이 양 같은 사람이 황후여도 괜찮을 거 같긴 해.”
그러면서 자꾸만 내 눈치를 본다.
그윽한 눈길을 보내는 그에게 상냥히 속삭여줬다.
“로맨틱하네요. 하지만 세상일이 자기 뜻대로 되는 건 아니죠?”
“·········!”
스미스 씨는 나라 잃은 표정을 지었다.
.
.
<!오늘의 회의 안건!>
<!존재하지 않는 폐하를 대체하는 법!>
“차라리 황좌 주변에 휘장을 설치합시다.”
“그렇게 해서 어쩌자고.”
“휘장을 열기 전까지는 아무도 폐하의 부재를 섣불리 꺼낼 수 없을 겁니다. 저 안에 진짜 폐하가 계실지 아닐지 모르니까요.”
이딴 게 회의 안건? 심지어 다들 진지해?
“···야. 미친 거 같은데 그럴듯하지 않아?”
“나도 찬성. 당장 진행해.”
아. 여보세요. 거기 퇴사 자리 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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