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다른 세상에 와 있었다. 한 마디로 빙의한 것이다.
그것도 민폐 짓을 일삼다 좀비와 비슷한 존재인 마물들에게 물려 끔찍한 최후를 맞게 되는 악녀에게.
다른 것도 아니고 하필 좀비물 속 악녀로 빙의하다니.
거기다 원작의 비극이 시작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겨우 30분 뿐.
"X이발……."
빙의한 걸 깨닫자마자 세상이 망해 죽게 생겼다.
나는 그 안에 살아남을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했다.
***
나는 내게 내밀어진 신발과 황태자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왜요?”
“맨발은 위험합니다.”
“어……….”
안 그래도 크기가 맞는 것들을 찾아 신을 생각이기는 했다. 그런데 황태자가 이렇게 먼저 챙겨줄 줄이야.
주인도 모르는 신발을 주워서 신으라고 건네주는 황태자라니. 그 어디에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아무도 믿지 않을 만큼 허무맹랑한 일이었다.
‘야. 황태자가 남의 신발 주워와서 신으라고 주더라.’
‘뭔 개소리야.’
‘아니, 진짜라니까?’
‘세상에 그런 구질구질한 황태자가 어딨냐?’
……네, 그 구질구질한 황태자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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