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한우리는 모른다. 그때 그녀가 얼마나 여자 같았는지를.
그녀와 함께일 때면 답답한 교복을 벗어 던지고 싶었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했다. 분명 낯을 가리는 한우리가 맞는데 한우리가 아닌 것 같아서.
단정하게 빗어 내린 머리카락에서 나는 향기도, 여드름 하나 없이 매끈한 얼굴도, 적당하게 잘 맞는 교복도, 전부 낯설었다. 우리가 너무 예뻐서.
교실 앞자리에 앉아 반듯한 자세로 수업을 듣는 그 애의 얼굴에 반짝이는 햇살이 내려앉을 때면 나는 맨 뒷자리에서 턱을 괴고 그 애를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그 애가 필기를 할 때면 손 아래에서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럴 때면 배 속에서 무언가가 보글보글 끓었다. 몽글몽글하게 차오르는 것 같기도 했다.
가만히 있는 게 힘들어지기도 해서 간지러운 양 손바닥을 긁어내리기도 하고, 뜨끈해져 오는 귀를 쭉쭉 잡아당기기도 했다.
가끔은 그런 내가 싫었다. 어떻게 한우리한테, 가족 같은 애한테 이런 말랑말랑한 감정을 느낄 수가 있나.
김우리는 그녀를 향한 감정을 받아들이면서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