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대와 키스할 때마다 에밀리아를 떠올렸어.”
나는 대용품이었다.
그가 내게 약혼하자 했던 것도 그래서라는 걸 모르지 않았다.
나와 에밀리아는 가족이 아님에도 놀랍도록 닮았으니까.
“제가 대용품이었다는 말인가요?”
사실 나도 알고 있었다.
그가 나를 만나는 이유가 그런 것이라는 걸.
그는 그저 잃어버린 제 연인을 잊지 못해 내게 청혼했던 것이라는 걸.
“어차피 알고 있던 것 아닌가?”
내가 5년을 짝사랑했던,
그리고 5년을 외사랑했던,
그 사람은.
죽은 줄 알았던 제 약혼자가 살아 돌아오자 나를 버렸고.
“그대도 즐겼으면 된 거지. 솔직히 좋았잖나?”
그는 그렇게 무정하게도 끊어내며 나를 뒤로했다.
“행복을 빌어줘. 그대가 진정으로 나를 사랑했던 거라면.”
어쩐지 그 말에 남은 사랑마저 완전히 증발되어 버리는 것만 같았다.
****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도 않았건만.
그와 에밀리아는 오래지 않은 시간 만에 파경을 맞았다고 했다.
“에밀리아가 나를 속였어.”
그는 내게 돌아오려 했다.
“에밀리아가 품은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야.”
처음 보는 그의 간절한 표정이 낯설었다.
“에밀리아는 더 이상 진짜가 아니야. 내겐 그대만이 진짜야. 에밀리아야말로 그대의 대용품일 뿐이니까.”
그리고 나도 낯설었다.
그가 이렇게 내게 비는 게 애처롭고 가엾게 느껴지기는커녕.
“다신 찾아오지 말아요.”
더는 아무 감정도 들지 않았으니까.
“내가 잘못했어.”
이 오만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내가 무릎 꿇고 우는 모습조차
그저 성가시게만 느껴질 정도로.
“그러니 제발 한 번만 재고해 줘. 부탁이야.”
시시하게만 느껴질 뿐이었으니까.
*표지는 픽사베이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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