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직원이 건네는 카드 키를 거의 빼앗듯 받아 들자, 지켜보고 있었던 듯 은세가 소파에서 일어나 자신을 향해 걸어왔다. 고개를 똑바로 들고 허리를 편 자세로 똑바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은세의 모습이 한층 매력적으로 보였다. 무의식중에 손을 내밀자 은세가 당연하게 손을 잡았다. 눈이 마주쳤고, 두 사람의 얼굴에 여지없이 미소가 떠올랐다. 딸깍. 타악.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와 거의 동시에 은세의 등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동시에 게걸스럽게 은세의 입술을 물고 빠는 소리가 이어졌다. “으읍. 자, 잠깐.” “쉬잇.” 갈급한 진하를 다독이려 입을 열었다. 하지만 진하는 단호하게 은세의 입 안으로 혀를 쑥 밀어 넣는 것으로 말문을 막아 버렸다. 뜨거운 열기가 폭발할 기회를 노리며 서서히 단전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은세가 본능적으로 진하의 품에 매달렸다. 날려 버리듯 신을 벗어 던지면서도 맞닿아 있는 두 사람의 입술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진하의 혀가 먼저 은세의 입술을 뚫고 들어섰다. 입 안의 구조를 몽땅 파악하기라도 하려는 듯 꼼꼼하게 움직였다. 치아를 훑고 잇몸을 더듬었다. 그 안의 보드랍고 매끈한 볼 안쪽의 살까지 말 그대로 구석구석을 핥았다. 그러고는 지극히 당연한 듯 은세의 혀를 자신의 입 안으로 강하게 빨아들였다. 혀뿌리를 뽑아내고도 남을 정도의 힘이었다. 온 정신이 그와의 입맞춤에 쏠려 있는 사이 진하의 손이 은세의 블라우스를 들췄고 가녀린 허리선을 따라 부드럽게 손바닥을 움직이며 매만졌다. 순간 찌릿한 전율이 척추를 타고 흘렀다. 은세가 부르르 몸을 떨며 감았던 눈을 훅 치켜떴다. 뜻밖에 눈을 뜨고 있는 그와 시선이 부딪쳤고 결이 다른 쾌락이 그녀의 몸을 흔들었다. 처음으로 남자의 손길이 맨살에 닿는 느낌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을 일깨웠다. 여전히 키스에 몰두하던 은세가 번쩍 눈을 뜬 건 생전 처음 느껴 보는 그 감각 때문이었다. “왜, 왜 눈을 뜨고 있는 거예요?” 볼이 빨개진 채 진하의 어깨에 얼굴을 푹 파묻은 은세가 중얼거렸다. 은세의 귓가에 환청처럼 진하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웃음소리였다. 은세의 고개가 다시 들렸고 두 사람의 시선이 또 부딪쳤다. 짧은 눈 맞춤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