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새엄마에 빙의했다.
재혼한 남편은 1달만에 사망했고, 본래 여주를 학대했어야할 새엄마인 나는.
"우리 리네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고 귀엽고 천사같아!"
여주인공인 리네아가 최애였다.
내 최애가 남자주인공과 이어졌으면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
그래서 나는 서브남주이자, 이 소설 속 잔혹하고 냉정한 흑막을 필사적으로 리네아로부터 떼어놓으려 애썼다.
아니, 그랬을 뿐인데…….
"당신도 내게 마음이 있어서 그간 날 유혹해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예?"
“부디 저와 결혼해주십시오, 델모어 백작 부인.”
흑막이 내게 왜 청혼을 하는 건데!!!!
***
최근 카르셀의 기분은 매우 좋았다.
평생을 연애와는 거리가 먼 무서운 얼굴과 악명 탓에 자신에게 호감은커녕 도망치는 여자들 속에서만 살아왔는데.
‘역시…… 그 분은 대공 각하를 짝사랑하시는 겁니다!’
그렇다. 29살 인생 최초로 요망하기 짝이 없는 여인이 자꾸만 자신에게 작업을(?) 걸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어쩌다가 관심을 가지게 되셨던 건지…… 아니에요. 이것도 역시 운명인 거겠죠.”
운명이라니!
자신이 느낀 것을 그녀 또한 느끼고 있었다니.
그녀의 아름다운 두 눈동자가 떨림을 담고 있었으며, 또한 부끄러운 듯이 말끝을 흐리기까지 했다!
카르셀의 심장은 더없이 쿵쾅쿵쾅 거리며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저와 결혼해주십시오, 델모어 백작 부인."
그의 입장에서는 더없이 로맨틱하고 맞는 맥락에서 벌어진 청혼이었을 뿐이었다.
그녀가 자신의 청혼을 딱 잘라 거절하기 전까지는!
***
청혼을 거절했으면 그만이지.
아직 첫사랑의 짙은 상처에서 회복하지 못한 그에게 그녀는 사랑스러운 얼굴로 웃으며 또다시 유혹했다.
‘나쁜 여자 같으니라고.’
다시는 저 매혹적인 꽃사슴같은 여인에게 넘어가지 않겠다, 그렇게 다짐했지만.
“신부를 구하신다면서요. 아직 저와 결혼하고 싶어요?”
그렇게 묻는 여인에게 카르셀은 또다시 흔들리고 말았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은 그는 결심했다. 다시는 그녀의 저 매력적인 나비같은 움직임에 홀리지 않으리라.
결연하게 다짐한 카르셀에게 그녀가 물었다.
“그러면 카르셀, 저와 결혼할래요?”
그는 자존심도 없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이제는 그녀도 자신에게 진심이 되었다는 것은 모른 채로.
신부가 도망갈까봐 결혼식은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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