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마침내 내게도 이런 날이 온 것인가……!"
로판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하필이면 작가가 연중한 소설에 들어온 탓에
다음날 세상이 개같이 멸망했다.
나에게 남은 건 (망할) 튼튼한 저택과 (빌어먹을) 여주의 일기장뿐.
"냐앙!"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고양이를 한 마리 주웠다는 건데.
…그러면서 슬쩍 다 죽어가는 흑막도 주워버렸네?
"여기 집사는 안 필요해?"
"필요없는데."
"요리사는?"
"음."
"혼자 살면 외롭지 않나? 나를 고용해준다면, 밤마다……."
"합격! 내일부터 출근하세요."
거지같이 망해버린 세상에서도 언제나 미남은 옳다.
* * *
"적당히 좀 해요."
나는 한숨을 쉬었다.
신의 사도니 뭐니 하는 저 멧돼지 같은 놈을 살려주는 게 아니었는데.
"마리… 라고 했소? 그대는 세계 최후의 여자요. 나와 함께 새로운 역사를… 끄아악!!"
멧돼지는 마지막으로 멱을 따는 소릴 내며 뒤로 고꾸라졌다.
이마 정중앙에는 잘 벼려진 은제 나이프가 꽂혀 있었다.
"아, 미안. 뭐라고? 못생겨서 못 들었어."
킬리안은 새빨간 눈을 휘며 매혹적으로 웃었다.
커다란 어깨를 구부정하게 숙인 그는,
레이스 앞치마를 입은 채 나를 위한 토끼 모양 사과를 깎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