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파혼해요.”
그 누구도 세레나가 제이든에게 파혼하자고 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한미한 남작가 출신인 것도 모자라 사생아라니? 제이든이 대체 뭐가 부족해서 너 같은 거랑 만나는지…… 몸으로 유혹했니?”
“내 아들이 아까워서 견딜 수가 없어. 망할 년!”
하루가 멀다하고 못된 말을 하던 예비 시어머니인 그레골스 부인조차 세레나가 파혼하자는 말을 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세레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언젠가 둘 사이가 갈라진다면, 헤어짐을 고하는 건 분명 제이든일 거라 생각했다.
분명 그랬다.
제이든의 일명 ‘우리 엄만 안 그래’를 듣기 전까지는.
*
“나한테 시집오면 해결할 수 있는데, 어때?”
금발의 아름다운 공작은 나무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고 포물선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햇살에 비친 그의 눈동자는 푸르른 녹음이 가득했고,
세레나는 그처럼 거대하고 아름다운 나무에 잠시 쉬고 싶었다.
그래,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제이든의 새로운 연인도, 저를 못살게 구는 가족들도.
어차피 세레나의 힘으로 그 모든 이들을 물리치는 건 역부족이었다.
그럴 바에 한 사람에게만.
차라리 거래를 제안한 공작 한 사람에게만 괴롭힘을 당한다면 나을지도 모른다.
“안 때릴 거죠?”
지쳐버린 세레나가 공작을 올려다보았다.
“그거면 돼요. 맞는 거 말고 다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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