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고등학생 시절, 무책임한 아버지로 인해 빚쟁이에게 납치된 선우는,
그곳에서 저에게 다정함을 베풀어 주었던 지혁에게 서서히 빠져든다.
“다정한 오빠로 저장해둘게요.”
“더위 먹었냐?”
“오빠한테는 매번 신세를 지는 것 같아서요.”
무뚝뚝하게 말해도, 그의 행동에 묻은 따뜻함이 자꾸만 선우의 마음을 간질이고,
성인이 되어서도 선우는 간간이 제 안부를 물어오는 지혁을 좋아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
“이 손 잡으면 사귀는 거?”
“이게 진짜…….”
“아, 알았다고요. 말만 화면 화를 내.”
지혁은, 주눅이 들고도 남을 상황에서 어떻게든 견뎌내겠다는 듯 고개를 빳빳이 쳐드는 선우가,
어린아이에서 점차 여자가 되어가며 선을 제멋대로 넘나드는 선우가,
자꾸만 눈에 밟히고 떠오르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오빠도 4학년이겠네요, 작년에 3학년이라고 했으니까. 오빠는 졸업하면 뭐 할 거예요?”
“직업을 묻는 거야?”
“네.”
“깡패.”
지혁에게는,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가업인 대호일파(大虎一派)를 잇는 것.
그는 선우가 위험에 빠질까 두려워 그녀를 밀어내지만, 점차 한계에 다다르는데…….
*
지혁은 순식간에 소파에 눕혀진 선우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달싹이는 입술 틈이 벌어지자 붉은 혀가 그사이를 헤집듯 핥아대기 시작했다.
지독하게 부드러운, 지독하게도 달콤한 키스는 선우를 소스라치게 했다.
선우에겐 첫 키스였다.
키스가 떠먹는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것인 줄로만 알았던 그녀는 눈앞을 하얗게 만드는 현기증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감기는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데도 현기증이 눈보라처럼 밀려들었다.
“흐, 으응…….”
“신음도 낼 줄 알아?”
지혁이 입을 틀어막는 선우의 손을 떼어냈다.
두 뺨이 발그레한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제가 내는 신음을 듣는 게 부끄러운 듯.
그녀의 손목에 입을 맞추며 지혁이 속삭였다.
“듣기 좋아, 네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