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냥 잘생긴 남자와 춤을 추고 싶었을 뿐인데.......
내가 고른 남자가 알고 보니 마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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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에 가던 도중 길을 잃었다.
이리저리 숲을 돌아다니다가 저 멀리 불꽃이 보이길래 달려갔더니 모두들 불꽃 주위를 빙글 빙글 돌며 춤을 추고 있었다.
아, 여기구나!
* * *
춤을 추는 사람들 상태가 이상하다. 난 조용히 내가 입은 옷을 바라보고, 앞에 있는 사람들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난 그냥 검은 색 천 쪼가리와 검은 꼬깔 모자를 썼는데, 다들 준비를 열심히 했나 보다.
누구는 자기 키보다 긴 빗자루를 들고 있고, 누구는 온 몸을 초록색으로 칠한 뒤 그 아래에 흰 천만 겨우 둘렀다.
‘저건 어떻게 한 거지……?’
그리고 또 누군가는 신기하게 온 몸에 무언가를 뚝뚝 흘리며 나타났다.
밀랍 같은 걸 부은 걸까. 내년에는 나도 열심히 분장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이었다.
“우와…….”
저 멀리 거대한 의자에 앉아 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 어떤 분장을 한 걸까.
그냥 평범한 검은 옷에 검은 구두를 신었지만, 달빛에 비친 은색 머리와 검은 뿔 때문일까. 유독 그가 눈에 띄었다.
말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그때,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같이 춤 추자고 해 볼까.
* * *
“난 있잖아, 누군가 내게 다가오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인지 몰랐어.”
한 걸음, 한 걸음. 그가 깔끔한 구두 소리와 함께 점점 다가왔다.
“당신 말고는 아무도 내게 다가온 적이 없었거든. 왜냐고? 다들 날 두려워 하니까.”
서늘한 바람의 냄새, 산뜻한 숲의 냄새. 먹먹한 안개의 냄새.
“매번 느끼는 거지만, 꽤나 괜찮은 느낌이더라. 온전하게 내게 호감을 느껴서 날 향해 시선을 던지고, 또 찾아 온다는 게. 어제 한 눈 판 사이에 도망간 건 조금 괘씸하지만, 오늘 날 찾아왔으니 그 부분은 용서해 줄게.”
그리고 비릿한 피의 냄새를 몰고.
그는 내 앞에 주저 앉았다. 난 감히 얼굴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난 그저 시야에 멋대로 들어온, 깔끔하고 광이 나는 익숙한 구두의 앞 코를 바라볼 뿐이었다.
"왜 하필 저예요......?"
유리즌은 내 말에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원래 악마들은 갈급한 사람에게 다가가는 법이거든. 겉으로 밝고 명랑한 척 하는 넌, 그 누구보다 갈급했잖아.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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