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동안이나 이유도 모르고 갇혀 고문 받았더니, 이젠 너무나 익숙해서 질려버렸다.
그런데 알고보니 나 때문에 세상이 멸망할 거라고?
내 능력은 세상의 종말. 그래서 신들은 나를 가두고 영원한 고문이라는 벌을 내렸다.
갇힌 곳은 신의 힘으로 만들어진 저택.
도저히 탈출이 불가능해 포기하고 있었는데, 한 신의 후손이 나를 빼내주었다!
내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베스티안 공자였다.
공작가에서 머물며 벌에서 완전히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고 했는데… 하필 돌아오기 시작한 능력.
난 세상을 멸망시키고 싶지도, 또다시 갇혀서 고문받고 싶지도 않은데…?
신이시여. 제발 저 좀 용서해 주시면 안 될까요?
*
나는 인상을 찡그렸다. 혀끝에서 미세한 쌉싸름한 맛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곧 찌르르하는 감각과 함께 속에서 피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공작님! 독이에요. 그거 잘 챙겨두세요, 증거니까!!”
“뭐라고? 말도 안 되는…”
울컥 밀려나온 피가 입가를 타고 주르륵 쏟아졌다. 공작과 카이페르가 벌떡 일어섰다.
“플라메!”
“당장 의사를 데려와라.”
잔뜩 굳어진 두 사람을 보며 나는 어리둥절하게 입가를 소매로 닦았다.
“네? 뭐하러요? 이대로 소화시키면 되는데.”
“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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