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공표(창작)년도: {신여성} 1월호, 2월호 (1934년)
일제강점기 때 민중들의 처절했던 삶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리얼리즘의 지평을 넓힌 작가 백신애의 단편소설. 일제강점기 고향에서 쫓겨나 이민족의 땅 시베리아를 떠도는 식민지 조선인의 고난을 중점적으로 그리면서도 단순한 자민족중심주의에 빠지지도 않고 당시 소비에트 러시아를 땅을 무상분배해 주는 곳으로 여기면서도 동시에 조선인을 일본인의 첩자 취급하는 곳이라는 점을 함께 드러낸다.
끌려갔습니다. 순이(順伊)들은 끌려갔습니다. 마치 병든 버러지 떼와도 같이……. 굵은 주먹만큼 한 돌멩이를 꼭꼭 짜박은 울퉁불퉁하고도 딱딱한 돌길 위로……. 오랜 감금(監禁)의 생활에 울고 있느라고 세월이 얼마나 갔는지는 몰랐으나 여러 가지를 미루어 생각하건대 아마도 동짓달 그믐께나 되는가 합니다. 고국을 떠날 때는 첫가을이어서 세누겹저고리에 엷은 속옷을 입고 왔었으므로 아직까지 그때 그 모양대로 이니 나날이 깊어가는 시베리아의 냉혹한 바람에 몸뚱어리는 얼어터진 지가 오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