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공표(창작)년도: 『조광』, (1939.5)
일제강점기 때 민중들의 처절했던 삶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리얼리즘의 지평을 넓힌 작가 백신애의 단편소설.
귀먹은 자(者)의 정적(靜寂)에서 외우는 독백(獨白) S! 이 어인 까닭일까요! 왜 이다지 고요합니까? 깊고 깊은 동혈의 속과 같이 어지간히도 고요합니다. 참으로 이상한 밤이어요. 마을을 한참 떠난 들 복판에 외로이 서 있는 이 집인 까닭에 이렇게도 고요함일까요. 그러나 지금은 겨울이 아닙니다! 멀리서 달려오는 북쪽의 난폭한 바람이아 ─ 모 거칠 것이라곤 하나도 없이 제 마음대로 이 들판에서 서서 천군만마같이 고함을 치고 이 집의 수많은 유리 창문과 뼈만 남은 나무가지를 마구 쥐여 흔들어 놓아 시끄럽고 요란하기 끝이 없게 할 때입니다. 그런데 왜 이다지 고요할까! 일순간 사이에 땅덩이가 깊은 바다 속에 깔아앉아 버린 듯합니다. 모든 움직임과 음향이 딱, 정지되어버린 듯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