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누나, 안녕?”
“…….”
민영은 그를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한 모양이었다. 인상을 찌푸리는가 싶더니 왜 자꾸 자신에게 ‘누나’라는 호칭을 붙이냐는 듯 눈을 깜빡이는 게 보였다.
저 표정이 기억이 난다. 그가 황당한 질문을 하면 민영은 저런 표정을 짓곤 했다.
그 어린 시절이 뇌리를 헤집는 순간, 민영에게서 풍겨 오던 커피 향이 점점 더 짙어졌다. 비가 내려서 냄새 또한 묵직하게 가라앉을 텐데, 이상할 정도로 커피 향은 흐려지지 않았다.
기묘한 일이었다. 벌써 20년이 지났는데 그날의 커피 향과 똑같았다.
“박기우.”
“응, 나예요.”
녀석이 씩 웃었다.
그렇게 불쑥 낮도깨비처럼 나타난 녀석이 자꾸만 우연을 가장해 눈앞에 나타났다.
“이것도 우연이야?”
민영의 눈이 금세 가느다래졌다. 나직하게 흘러나오다 만 감사의 단어 대신 내뱉은 말이 뾰족했다. 기우가 입술을 크게 늘이며 웃었다.
“필연을 가장한 우연이죠.”
민영은 잠시 기우를 노려보았다. 뭐가 좋다고 싱글벙글 웃을까? 웃는 건 또 왜 이렇게 환한 건데?
어린 시절을 몰랐다면 세상의 시름이라곤 하나도 모르고 자란 부잣집 도련님인 줄 알 거다.
웃는 얼굴이 무척이나 해맑은 가운데 어른이 됐다고 그 속에서 남자 냄새가 났다. 하긴, 더는 열 살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