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것은 어차피 예정된 일이었다.
언제든 폐서인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세자빈의 자리.
어차피 집안에서도 버려진 그녀에게 그것은 그리 위험한 일이 아니었다.
17세기, 대한 국.
세자빈, 월아.
“은애하셨었겠지요.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변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월아는 저자에 생식이 불가능하다는 소문이 도는 세자의 두번째 빈으로 간택되었다.
국본을 바꾸려는 아비의 음흉한 속셈을 정확히 알고 세자빈이 된 그녀.
그녀는 그저 이 자리를 견뎌 낼 뿐이었다.
세자, 이헌.
“그대의 불임이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 사유가 된다면, 차라리 내가 불임이 되겠습니다.”
사사(賜死)된 어미를 둔 불완전한 지위에 있는 대한 국의 세자, 헌.
그를 끌어내리고 배다른 동생을 세자로 밀고 있는 좌상의 딸을
처음에는 그저 경계할 수밖에 없었고 모든 것을 의무로만 대했다.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혼자라서 그는 자신의 외로움도 느끼지 못했다.
“아예 처음부터 사랑받지 못한 존재가 슬플까요, 아니면 사랑받다 버림받은 존재가 더 가여울까요?”
사랑을 모른다는 애처로운 월아의 질문에 무감각했던 헌의 마음이 거세게 흔들린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흉계 속에 마침내 월아의 불임이 밝혀지고,
그녀는 폐서인이 되어 궁을 나서게 된다.
떠나는 그녀를 잡을 수 없는 헌.
왜 자신은 항상 혼자 남겨져야만 하는가?
그가 원한 것은 오직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조촐한 삶뿐이었다.
혼자가 너무 익숙해서 누군가 곁에 있는 것조차 어색했던 헌.
높은 봉우리처럼 외롭게 홀로 우뚝 선 그에게
월아라는 아름다운 달빛은, 그렇게 살포시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