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최고의 남창굴.
화려한 죄의 심연으로 악명 높은 이곳, 헤아미렌델.
감히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은밀한 욕망도, 생전 처음 보는 가지각색의 미남들도 마찬가지.
값을 치를 수만 있다면 뭐든지 손에 넣을 수 있다.
딱 하나, 헤아미렌델의 마스터를 제외한다면.
“저는 비매품입니다, 손님. 저를 지명하겠다고 이런 소란을 피우실 이유가 전혀 없을 텐데요.”
이름도 없이 그저 ‘헤아미렌델의 마스터’라 불리는 남자가 친절하게 말했다.
길게 드리워진 흑발 사이로 엿보이는 그의 얼굴은 영혼마저 송두리째 미혹할 만큼 아름다웠지만,
그가 한 손으로 머리칼을 넘기자 오른뺨에는 길게 그어진 상흔이 똑똑히 드러났다.
“그것도 이런 하자품을.”
보통은 그쯤에서 단념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마스터를 지명하겠다며 땡깡을 피운다면 그 친절한 표정으로 주저없이 권총을 꺼내든다는 것 역시 꽤나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니 아무리 황홀한 미모라 한들, 헤아미렌델의 마스터는 못 먹는 감이다. 누구에게나 알려진 자명한 사실이었다.
어느 날 한 여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마스터를 지명하기에 모자른 금액인가?”
탁상 위로 쏟아진 금화는 가게를 통째로 사버릴 수도 있을 거금이었다.
마스터는 그 금화를 한 번, 정체모를 그 여자를 한 번 본다.
긴 침묵 끝에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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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미렌델을 뒤로 한 황제의 근위대장이 물었다.
“폐하, 금일의 일정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하심은…. 연유를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그러나 그녀는 대답 없이 미소지을 뿐이고, 이제 근위대장은 머리가 빠개지도록 고민해 본다.
제국의 주인이신 폐하께서 변복을 하는 수고를 들여가며 헤아미렌델의 마스터를 직접 보러 가셔야 할 이유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도통 말이 되는 이유를 생각해 낼 수 없는 건 근위대장의 탓이 결코 아니다.
그 헤아미렌델의 마스터란 작자가 황제 폐하께서 오래 전 잃어버린 첫사랑이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느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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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일러스트 : 타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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