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적, 한 달에 한 번. 보름달이 뜨는 날 밤을 기준으로 다음날까지 하루동안 일어나지 못했던 기이한 일을 겪었던 리아는 그런 날에는 무조건 같은 꿈을 꾸었다.
하얀 원피스를 입고 사람들이 많이 사는 저택에 심어진 벚나무 아래.
그곳에서 언제나 자신을 유일하게 볼 수 있던 소년과 대화하며 시간을 보냈다.
소년은 언제나 그녀를 맞이하며 배시시 웃었고 리아 또한 그 소년과 사이좋게 지냈다.
비록, 한낱 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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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지나, 오랜만에 만나게 된 소년은 어엿한 남자로 성장해 성기사가 되어있었다.
“....저를 버리고 가서, 행복하셨습니까?”
침대에 눕혀진 여린 몸 위에 올라탄 거구의 남자가 가냘픈 목덜미를 한 손으로 붙잡은 채 애달픈 목소리를 내며 붉어진 눈가로 뚜렷한 분노를 드러냈다.
“또 저를 버렸다간.”
“......”
“그때는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부숴버릴 겁니다.”
붉은 눈동자가 안광을 잃은 채 까맣고 탁한 감정으로 일렁거렸고 그가 한 말이 거짓이 아님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그러니 부디, 앞으로도 쭉. 제 옆에 있으세요.”
귓가에 가까워진 더운 숨결은 온몸의 체온을 높이게 했다.
“....그게 당신의 원래 역할이지 않습니까, 안 그래요?”
자신을 소환한 성기사의 광기 어린 눈동자에 리아는 숨이 막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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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열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