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를 때까지 이블레인 영지에 내려가 있거라.”
차가운 어머니의 명령에 따라 쥐 죽은 듯이 살겠다고 결심하는 카르시온의 앞에 누군가 자그마한 손을 내밀었다.
“안녕, 카르시온. 나는 르네 이블레인. 블루베리 먹을래?”
“나 블루베리 싫어해.”
여자애의 커다란 눈망울에 놀라우리만치 빠른 속도로 눈물이 고였다. 카르시온은 당황했다.
“그래도 하나만 줘봐. 맛이…… 없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맛없는 블루베리를 오물오물 씹으며 카르시온은 생각했다.
내가 왜 얘한테 말린 거지?
*
르네 이블레인에게 홀딱 빠진 나날이었다.
언제 고백하지? 고백했다가 친구도 못되면 어떡하지?
괴롭고도 달콤한 고민을 이어가면서도 카르시온은 한 가지만은 확신했다. 제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르네가 함께할 것임을.
고작 2년 뒤, 그녀를 영영 잃게 될 줄도 모르고.
그렇게 의미 없는 나날을 흘려보내던 그의 앞에 ‘그녀’가 나타났다.
“……르네?”
카르시온은 자신이 드디어 미쳤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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