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대학에서 만났던 선배. 학생들은 물론 교수들에게까지 사랑받았던 선배.
그 당시 나를 구원해 주었던 것은 그 선배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도망쳤다.
그와의 그 밤이, 나에게 남긴 것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으니까.
갑작스레 오메가로 변이한 몸. 그 안에 자리 잡은….
그렇게 4년이 흐르고 예고 없이 다시 그를 마주친 순간, 여태껏 버텨 온 제 삶이 뿌리째 흔들릴 것을 직감했다.
“분명 나한테는 서유현이 아니라고 했는데… 난 사람 절대 잘못 보지 않거든요. 특히나 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눈을 질끈 감아도 이제 달라질 것은 없었다.
“우리 할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
“들을 이야기도 많고.”
“…….”
“이제 도망칠 생각 하지 마, 유현아.”
저를 징벌하는 듯한 낮은 음성이 이전보다 더 무겁게 낙하했다.
*
“선배를 믿어요. 선배는 늘 좋은 사람이었어요. 제가… 달라진 거예요. 제가, 자격이 없어서요.”
염치가 있다면 지금 고백해서는 안 되었다. 그를 놓기 전에 변명으로 하는 말처럼 느껴지는 건 싫었다.
“그래도 선배는 절 믿지 마세요.”
“믿어.”
“…….”
“믿을 거야. 그래서 기다릴 거야. 유현이 너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밤이고 낮이고…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고 기다릴 거야.”
지원은 유현의 눈을 들여다보며 그 손에 제 얼굴을 묻었다. 제 숨결을 묻히며 겁박했다.
“비 오면 비 맞으면서, 눈 맞으면서 손발이 다 얼 때까지 서 있을 거야. 한 걸음도 안 움직일 거야.”
“…선배.”
“시위하는 애들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계속 너만 보고 서 있을 거야. 아니, 이번에는… 절대 안 놓칠 거야. 절대 손 놓지 않을 거야. 유현이 네가 아프다고 해도, 안 놓을 거야.”
그러니까…. 지원은 겁박하는 내용과 달리 입술을 물었다가 놓으며 말했다.
“나 버리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