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이 도서는 ‘설림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그럼 너를 뺏을 수 있다는 얘기네.”
“그러지 마세요.”
블레이크의 눈빛에 날이 섰다.
“내가 널 뺏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대 봐.”
블레이크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윤설은 가슴에 멍울처럼 차오르는 슬픔을 느꼈다.
“네 정혼자는 바보야.”
블레이크가 얼굴을 내렸다.
“이렇게 예쁜 널 이렇게 예쁜 밤 속에 풀어 놓다니.”
야생적으로 번득이는 눈동자가 그녀를 옭아맸다. 윤설은 차마 시선을 피할 수가 없었다. 뭔가에 결박된 듯 몸이 꼼짝을 안 했다.
“사랑만 하지 않으면 되나? 널 독차지하고도 오래오래 살려면.”
오만한 유혹에 심장이 붙들렸다.
“기윤설. 조문을 마치고 떠나려는 날 붙든 건 네 인생 최대의 실수였어. 내가 인생의 항로를 바꾸게 만들었거든. 설림리로 돌아오면서 생각했지. 널 두고 뭘 할까. 그 답이 방금 나왔어.”
윤설은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에 한 발 물러섰다. 턱이 블레이크의 손에서 자유로워진 것도 잠시, 블레이크가 기민하게 그녀의 손목을 움켰다.
“난 널 사랑하지 않을 거야.”
예리한 통증이 가슴을 그었다. 아픔이 전신으로 번지는 동안 블레이크의 다른 손이 뺨을 감쌌다. 겨울 숲을 닮은 향기가 다가오고, 너른 어깨가 하늘 가득한 별들을 가렸다.
“한 번보다 더 많이 사랑하거나.”
거친 고백과 함께 얼굴이 들렸다. 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내리덮었다.
그렇게, 한 세상이 끝장나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