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만 개기고 돌아와. 네가 있을 자리는 내 옆자리야.”
3년간의 결혼 생활 내내, 무심함으로 일관해 온 전 남편이 이혼 후 1년 만에 찾아와 한 말이었다.
시연의 눈에 가로등 아래 음영이 서린 날카로운 이목구비를 가진 한 남자가 느릿하게 들어왔다.
도무지 그녀가 아는 남편 같지가 않았다. 말투도 얼굴도 모두 낯선 이였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이 정도면 충분히 봐줬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이 뭘 봐줬는데요?”
“차이석 여자가 다른 놈한테 고개 숙이는 것도 용납해 줬잖아.”
그의 시선이 천천히 내려갔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저를 훑는 시선이 느껴졌다. 직시하는 눈길에 닿는 곳이 뭐에 찔린 것처럼 따끔거렸다.
“우린 이혼했고 전 이제 제 인생이 있어요. 취업도 했고 내 생활이란 게 있다고요.”
“그러니까… 남들 하는 거 원 없이 해봤으면 된 거 아닌가?”
곧게 뻗어진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가볍게 쥐고 들어 올렸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몸이 움찔 떨렸다.
턱을붙든 힘에 얼굴이 얼얼했다. 제게 관심 한점 없던 남자가 오만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일이 하고 싶었던 거라면 내 옆에서 해. 나한테 숙이라고.”
전 남편이 찾아왔다.
내 고귀한 이혼을 망가뜨리려.
***
“볼 거 안 볼 거 다 본 처진데, 왜 이렇게 빼?”
살결을 빠는 음란한 소리가 더운 방안을 울렸다. 시트를 움켜쥐고 덜덜 떠는 시연의 몸이 그의 입술의 움직임을 따라 바르작거렸다.
고개를 든 남자의 날렵한 콧대, 반듯한 턱선, 단정한 입매 할 것 없이 알고 싶지 않은 액으로 번들거렸다. 부끄러움에 애써 시선을 돌리려는데, 그가 그녀의 안에 푹 담궜던 검지를 꺼내 제 입가로 가져갔다.
나아가 부러 보란 듯이 야한 액을 제 입술 안으로 밀어 넣었다 빼며 쪽, 민망한 소리까지 냈다.
“더…더러워요.”
“더럽긴. 미친놈처럼 코 박고 온종일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맛있는데. 아. 진작 먹어 볼 걸 그랬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