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마약 조직 ‘우성’ 관리책으로 있는 삼촌을 따라 전달책으로 생활하던 설하진은 조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대체할 대상을 찾는다. 그리고 다리를 저는 형과 단둘이 산다는 이유로 폭력에 노출된 같은 반, 윤현수를 발견한다. 그를 도와주며 자신에게 의지하게 만들고, 사소한 부탁을 시작으로 교묘하게 현수를 이용한다.
삼촌을 찾으러 집으로 온 조직원들을 피해 도망친 하진은 훗날 다른 이름으로 살게 된다. 그렇게 13년이 지나고, 마약 전담팀 형사가 된 하진은 마약판을 쥐고 있는 ‘신국’ 보스인 ‘신’을 잡기 위해 잠입하고, 그곳에서 현수와 맞닥뜨린다.
또다시 그를 배신해야 하는 것을 망설이는 하진.
깊이 스며드는 현수와 ‘형사 강여진’ 인생 사이에서 흔들리는 하진은 결국 한쪽을 향해 기울게 되는데.
-책 속에서
“묻는 말에 재깍재깍 답하는 게 경위님 안전을 위한 거란 걸 머리에 새기세요.”
현수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하진의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단순히 머리카락을 잡는 행위만으로 오금이 저려왔다. 하진은 아픈 고개를 끄덕였다. 자존심이고 존엄성이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하진은 이 고통에서 어서 벗어나고 싶었다.
“신국에 들어온 목적이 뭐야.”
입을 막아 놓고 왜 자꾸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설마 이 짓을 계속 반복하는 건가. 하진은 눈을 감았다 뜨며 뿌연 시야를 닦아냈다. 자신을 빤히 보는 현수가 흐려졌다 선명해진다. 하진은 간절함을 담아 눈으로 말했다. 이걸 빼야 답을 하든지 할 거 아니냐고.
“아. 입이 막혔구나. 너무 잘 어울려서 깜박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