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인 황녀가 내 남친이랑 바람나서 결혼까지 했다.
결혼하는 날, 다른 친구가 한미한 출신의 귀족 남자를 소개시켜주었다.
"데본 카트렐입니다."
"여자 하나 꼬시는 거 할 수 있어요?"
전남친을 닮았지만 더 잘생긴 남자였다.
그런데 이제와 전남친이 나를 붙잡는다.
"내가 진짜로 좋아한 건 줄리엣 너였어."
그리고 절친은 또 내 남친이 좋다고 한다.
"데본경, 나한테 오지 않을래요?"
근데 그거…… 내가 고용한 남자야.
얼마 주고 고용했냐고?
별장 한 채 값.
바람? 복수? 내 자존심?
돈으로 해결 할 수 있어.
*
(본문 내용 중 발췌)
“마르크가 사랑하는 건 황녀인 저라고. 그가 사랑하는 건 줄리엣이 아닌 저라고…… 줄리엣이 직접 이야기 해주었어요. 정말이지 미안하고 기뻤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내뱉은 멜리나는 눈물을 머금었다.
“정말이지 좋은 친구예요. 줄리엣은.”
질문 이래 셔터가 가장 많이 팡팡 터졌다.
아마 내일 신문은 멜리나의 눈물 가득한 웃음이 일면을 차지하리라.
완전히 멜리나의 페이스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아마 멜리나가 저 눈물을 떨어뜨릴 때쯤에서야 이 길고 긴 연극이 끝날 것이다.
그리고 줄리엣에게 주어진 역할은 그런 멜리나를 다독이는 것.
제 앞에서 뻔뻔히 거짓을 고하는 멜리나를 달래야 한다니.
줄리엣의 짜증이 한껏 솟았다.
울먹이는 걸 그냥 놔두자니 답변과의 괴리감이 생기고……. 하…….
그때였다.
계단으로 구두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란스러움 사이에서 발걸음 소리가 선명해지고 까만 머리카락이 조금씩 보였다.
목에 걸린 넥타이가 불편한지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넥타이를 끌어 내리는 손짓.
줄리엣의 시선을 따라 기자들의 시선도 돌아갔다.
한쪽 손에 장미 한 송이를 든 남자가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정확하게 줄리엣을 바라보았다.
남자의 찡그렸던 눈매가 순식간에 부드럽게 풀어진다.
“줄리엣.”
작지만 다정한 목소리.
씨익 웃은 데본이 줄리엣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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