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제 그만 합시다.”
함께한 시간만 10년이었다.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은 약혼 관계로 지냈다.
비밀이 있어도 모르는 척 넘어갔다. 알아도 되는 걸 알려고 하지 않았다.
알려 하지 않고 넘어간 비밀이 ‘반역’이었고 그것이 성공했을 때, 그는 돌연 파혼을 통보했다.
“후회할 거예요.”
“제가 후회할 일은 없습니다.”
사랑했던 미소가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그 미소만 있다면 아버지도, 오라버니도, 가문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지금이 아니더라도 파혼하려고 했습니다. 밀레리스보다 더 좋은 조건이 있거든요.”
뭐? 더 좋은 조건?
그럼 그 조건 때문에 버려진건가?
파혼을 통보 받은 그 날 제국의 하나뿐인 황녀와 혼인이 약속되어 있다는 사실에 두 번 절망했다.
“후회하게 만들 거야.”
내가.
기필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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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찾아온 약혼자가 파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파혼해요.”
밀레리스가 환하게 웃었다.
“…….”
“아니지, 우린 벌써 파혼하기로 약속했잖아요. 서로의 합치가 있었으니, 우린 벌써 파혼한 거나 다름없어요.”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말했잖아.
후회하게 될 거라고.
후회하게 만들 거라고.
"우리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당신의 한마디에 사라진 내 10년.
그 10년은 당신의 한마디에 회복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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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레이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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