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것이 생명과 맞바꾸어 시간을 되돌린 사엘리야의 앞에 남은 유일한 명제였다.
* * *
남편이 죽었다.
사엘리야는 첫사랑이었던 남편을 살리기 위해 시간을 되돌렸다.
그 대가로 시한부가 되었지만, 괜찮았다. 남편을 살릴 수만 있다면.
그러나 다시 만난 남편은 다른 여자를 사랑했다.
하필이면 사엘리야의 모든 것을 앗아갈 이복동생 로잘리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역겹습니다. 동생의 남자를 좋아한다는 게, 참 추하고 끔찍한 일이지 않습니까.”
하여 그녀의 외로운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파렴치하고 불순한 것이 되어야 했다.
* * *
“황녀께서는 기어이 이 혼약을 성사시키어 흡족하신가.”
황명에 의한 강제혼. 다시 치르게 된 첫날 밤.
“혼례의 남은 절차를 치르는 것뿐이에요.”
“그럼 그 역겨운 절차, 조금 더 남겨두도록 하지요, 부인.”
경멸의 눈으로 일별한 남편이 떠난 뒤, 사엘리야는 홀로 남아 뜬 눈으로 초야의 밤을 지새워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식이 들려왔다.
이복동생 로잘리가 남편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 * *
그녀가 남편의 곁에 머문 이유는 오직 하나. 되풀이될 그의 죽음을 막기 위해.
마침내 목적을 이룬 사엘리야는 대공성을 떠났다.
“그동안 미안했어요. 그녀와 행복하세요.”
미련은 없었다.
더 이상 제 것이 될 수 없는 그의 사랑도, 얼마 남지 않은 제 목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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