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죽이고 싶군 그래.”
그의 낮은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당장이라도 터질 듯한 아슬아슬한 공기가 그들의 주변을 감돌았다.
긴장감 때문인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그런지 토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이브 모드가. 나와 결혼을 약속하면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주지.”
“!”
눈이 크게 떠졌다.
그의 입에서 모두를 경악게 한 폭탄선언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제 발목에서부터 벽까지 길게 연결되어있는 쇠사슬을 바라보았다.
시도해볼 수 있는 시도는 다 해봤다.
‘어차피 여기 있어 봤자 곧 죽을 텐데.’
고개를 숙이고 고민하던 그녀가 올올이 뻗어있는 속눈썹을 슬며시 들어 올려 그를 보았다.
“그 제안 받아들이겠습니다.”
죽지도 못하는 이곳에서 평생 썩어 문드러지느니 그깟 날 죽이려는 자와 함께 사는 것 정도야 못할 것 없지.
그녀의 새까만 눈동자 안에서 물결이 일었다.
[표지 : 석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