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남#오만남#도망여주#남주굴림#후회물#관계역전#집착남#혐관#복수
“불행해도 끈질기게 살아. 그게 당신의 쓸모거든요.”
남편은 나를 미치도록 증오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진실을 말한다면 나를 사랑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돌아온 건 섬뜩하리만큼 싸늘한 조소였다.
“날 기만하니 재밌습니까?”
“정말이에요. 아드리안, 믿어줘요.”
애원해도 그는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언젠가는 진심이 닿아 다정한 눈으로 날 바라봐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배 속의 아이를 잃기 전까지는.
“어쩌면 잘된 일일지도 모릅니다. 우린 서로의 혈통을 끔찍이 여기지 않습니까.”
그의 사랑을 바랐던 건 애당초 헛된 희망이었다.
그날, 나는 그의 곁을 떠났다.
***
내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죽지 못해 사는 삶이었다.
그런데.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아. 곁에 있어 달라고도 하지 않을게. 제발, 살아만 줘.”
날 껴안은 아드리안의 팔이 경련하듯 떨렸다.
처음 보았다. 그가 이토록 절박하게 애원하는 모습은.
그토록 그가 날 믿어주길 바랐는데. 막상 그 순간이 다가오자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뭘 해 주면 될까.”
이제 내가 바라는 건 하나였다.
“나는…… 죽고 싶어.”
이 지옥 같은 삶을 완전히 끝내는 것.
아드리안의 눈빛이 끝없는 절망으로 물들었다.
표지: 픽사베이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