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한국 단편문학 엄선작.
-책속으로
어떤 사람은 김서기를 붙들고 울다가는 술을 권하고 다시 울기도 하였다. 김서기도 술이 농창하게 취했다. 누구 할 것 없이 취기가 돌았을 때 봉갑이가 꽹과리를 뚜드리며 나서자, 점쇠 천복이 판암이가 제각기 한 가지씩 들고 나섰다. 동리 사람이 특별히 생각하여 두 벌이던 농악물(農樂物)을 한 벌 가지고 가라고 나누어 주었다. 다만 꽹과리가 너무 깨져서 점쇠 돈으로 새로 산 것이다.
"자, 마지막으로 한바탕 멋지게 쳐보자."
판암이가 소고를 두드리며 소리치고 나섰다.
"마지막은 죽으러 간단 말인가. 어이들 치기나 잘 허게들. 난 춤을 추겠네."
(중략)
유생원은 아직도 터지지 않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농악 소리는 자지러지게 울렸다. 어떤 사람들은 궁둥이를 그대로 붙이고 술을 권커니 잣거니 하기도 하고 서로 붙들고 사설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다. 대개는 일어서서 입에 담뱃대 문 채 혹은 든 채로 춤을 너울너울 추었다. 농악 소리 웃음 소리 말소리 어느 것이나 척척 어울렸다. 탄광회사에서 온 사람은 처음은 어리둥절하고 보고만 있더니 차차 흥이 나는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어 궁장을 맞추고 있다. 그들은 동리에 대한 인사나 하는 듯이 농악을 따라 동리 골목을 한번 돌았다. 장터 광고판 앞에서 모두 헤어지려 할 때,
"우리 성황당에 가서 한번 치고 갈리세. 자들 나만 따러오소들."
하고 석만이가 맨 앞 서서 춤을 추며 가니, 모두 그 뒤를 대어 섰다. 석만이는 농악 앞을 지성스럽게 따라다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기뻐서 날뛰기도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면 목을 껴안고 울기도 하고 누구나 실성한 사람같이도 보였다.
성황당은 동리에서 반 마장 가량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