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일제강점기 말에서 6.25전쟁에 이르는 격동기의 현대 한국사에서 출세 하는 사회지도층의 위선을 폭로한 풍자소설!!
일제강점기에서 미군정기에 이르는 한국의 암울한 현실을 배경으로 민족의 발전과 긍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주인공 꺼삐딴 리의 처세술과 내면 세계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반민족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흥분하거나 매도하는 기색이 전혀 없이 전지적 작가의 시점으로 시종일관 주인공의 심리를 철저하게 객관적으로만 묘사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 문학사의 빈약한 장르인 풍자문학의 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꺼삐딴’은 영어의 캡틴(Captain)에 해당하는 러시아어로, 소련군이 북한에 주둔하면서 ‘까삐딴’이 우두머리 또는 최고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발음이 와전되어 ‘꺼삐딴’으로 통용된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꺼삐딴 리’라는 제명을 통해 주인공 이인국이 출세와 영달에 눈먼 기회주의자의 최고봉인 동시에 한국 사회의 지도층임을 암시하고 있다.
《병신과 머저리》에 드러난 것처럼 이청준은 자아를 훼손한 최대의 문화사적 횡포를 6.25전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문맥에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4.19혁명의 발발과 좌절 또한 이 작품의 창작에 깊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병신과 머저리’란 제목은 1960년대적 상황에 대한 자조적 작가의식이 빚어낸 것이지만, 그러한 자조와 자학을 넘어서고자 하는 치열한 모색에서 이청준 소설의 만만치 않음과 힘을 발견하게 된다.
《오발탄》 6.25 후의 암담한 현실을 리얼하게 부각시킨 작품으로 주인공 송철호와 제대군인으로 양심 따위는 아랑곳 없이 세상 돌아가는 대로 사는 것이 옳다고 자포자기한 동생 영호, 미쳐 있는 어머니, 양공주로 가정의 생활에 보탬을 하는 누이동생을 구성원으로 하여 빚어내는 사건의 연속.... 마지막 장면에서 아내는 병원에서 죽고 동생은 경찰에 강도죄로 잡혀간다. 병원으로 달려간 주인공 철호는 허탈증에 걸려 세상에 태어난 것은 ‘조물주의 오발탄’이라고 내뱉는다. 이 장면에서 양심을 지켜 성실하게 살아야 그것이 진정한 삶이라고 믿었던 선량한 주인공이 현실에서 감당할 수 없는 패배와 굴욕을 감수해야 하는가에 극적인 비감을 맛보게 된다.